사표를 냈더니 페루 파견을 제안받았습니다
《중남미로 떠난 그녀들》의 첫 인터뷰는 퇴사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한국 건설엔지니어링 회사에서 일하던 Gloria Yoo는 하던 일을 멈추고 다른 일을 찾아보려고 사표를 냈습니다. 그런데 회사는 페루 리마의 지사로 가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습니다.
그렇게 맡게 된 일이 현지 지사 관리와 입찰 업무였습니다. 한국에서는 여러 해외사업을 관리했다면, 리마에서는 페루 현장의 운영비와 인력 관리까지 들여다봐야 했습니다. 같은 회사에 남았지만 일하는 범위와 환경이 달라진 셈입니다.
책에는 파견이라는 경력 한 줄 뒤의 생활도 나옵니다. 도착 직후의 외로움, 처음 맞는 리마의 흐린 겨울, 마음을 추스르려고 시작한 아침 달리기도 함께 나옵니다. 해외에서 일자리를 얻는 것과 퇴근 후 혼자 보내는 시간에 익숙해지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한국에 집을 두고 중남미로 출장을 다니는 생활
Bona Bang은 스페인어와 무역을 공부하고 민간 기업의 해외영업 부서에서 일했습니다. 생활의 기반은 한국에 두고, 출장이 잡히면 중남미로 향했습니다. 현지에 한두 달씩 머물며 거래처와 고객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이 장에서 스페인어는 거래처를 설득하고 제품 교육을 하고, 잘 풀리지 않는 영업 상황을 함께 의논하는 도구로 나옵니다. 출장을 떠나기 전 교육할 내용을 준비하고 비행기 안에서도 외웠다는 첫 출장 이야기가 특히 구체적입니다.
출장이 반복되는 생활에서 일과 가정을 어떻게 꾸릴지에 대한 고민도 이어집니다. 중남미와 일하려면 그곳으로 이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 이 장에서 조금 다른 모습을 보게 됩니다.
칠레의 일자리는 1년 계약직이었습니다
Adriana Kang은 한국의 정규직을 떠나 칠레의 국제기구에 지원했습니다. 책에 기록된 직무는 유엔 라틴아메리카·카리브 경제위원회 컨설턴트입니다. 오랫동안 바라던 일이었지만, 합격한 자리는 1년 계약직이었습니다.
한국에는 갚아야 할 주택 대출이 있었고, 계약이 끝난 다음은 정해져 있지 않았습니다. 인터뷰에는 그 불안과 함께, 공부해 온 중남미 경제와 개발협력 분야에서 다시 일하고 싶었던 마음이 나옵니다.
국제기구에서 일한다는 한 줄만 보면 놓치기 쉬운 사정입니다. 책은 합격 소식에서 멈추지 않고 칠레에서 일하고 생활하며 정착한 과정까지 따라갑니다. 소속과 계약 조건은 모두 책에 기록된 당시 기준입니다.
멕시코에서 보낸 10년, 그리고 귀국
Elena Bae는 대학에서 스페인어를 전공하고 페루 교환학생 생활을 거쳐 멕시코에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첫 직장생활을 시작한 곳은 멕시코 북부의 레이노사였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업무를 배우는 동시에 낯선 도시의 생활에도 적응해야 했습니다.
그 뒤 멕시코에서 약 10년을 일하고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책은 현지취업에 성공한 순간뿐 아니라 그곳에서 쌓은 경력과 귀국 이후의 직장생활도 다룹니다.
앞선 세 인터뷰를 읽고 이 장에 오면, 책 제목의 “떠난”이라는 말이 다르게 보입니다. 네 사람 모두 같은 곳을 향해 가는 이야기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는 현지에 살고, 누군가는 한국을 오가고, 누군가는 돌아왔습니다. 돌아온 사람의 이야기까지 실려 있다는 점도 이 인터뷰집에서 눈여겨볼 부분입니다.
